마우스를 돈 주고 산 게 아니라 공짜로 받았다고 하면, 보통 "그럼 리뷰가 객관적이겠어?"라고 의심하실 수 있습니다. 정당한 의심이에요. 그래서 입수 경위부터 투명하게 밝히겠습니다.
이 녀석은 퀘이사존 인터뷰에 참여하면서 선물로 받은 제품입니다. 리뷰를 조건으로 받은 협찬이 아니라 인터뷰에 대한 감사 선물이었기 때문에, 칭찬할 의무도 깎아내릴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솔직하게 갑니다.
그런데 이 마우스, 받기 전부터 호기심이 미친 듯이 끓었습니다. '물리 스위치가 없는 마우스'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딱 하나였거든요. '그러면 클릭감은 어떻게 느끼는 건데?' 스위치가 없으면 버튼을 눌러도 아무 느낌이 없는 거 아닌가? 터치패드를 누르는 것처럼 밋밋한 건 아닌가? 궁금함을 안고 개봉부터 며칠간 써본 첫인상,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이 글은 롱텀 리뷰가 아닌 첫인상 리뷰입니다. 한 달 뒤에 본격적인 실사용 리뷰를 따로 올릴 예정이니, 오늘은 개봉부터 며칠간의 체감에 집중하겠습니다.

개봉 & 구성품
박스를 처음 꺼냈을 때 느낌은 "역시 로지텍은 포장부터 깔끔하다"였습니다. 로지텍의 시그니처 블랙 톤의 패키지에 SuperStrike 로고가 찍혀 있는데, 고급스럽되 과하지 않은 딱 그 선을 지키고 있더라고요. 언박싱할 때 괜히 조심스러워지는 그런 패키지예요.
구성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우스 본체, 8K 무선 리시버, 리시버 연장 어댑터, USB-C to A 충전 케이블, 그립 테이프, 그리고 마우스 피트 부착용 원형 커버까지. 지슈라2(Superlight 2) 사용자라면 구성 자체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실 텐데, 핵심은 박스 안이 아니라 마우스 내부에 숨어있는 기술이니까요. 그 이야기는 아래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겠습니다.
핵심 스펙 정리
| 크기 | 125 × 63.5 × 40mm |
| 무게 | 61g |
| 센서 | Logitech HERO 2 |
| 최대 DPI | 44,000 |
| 폴링레이트 | 유선 1kHz / 무선 최대 8,000Hz |
| 배터리 | 290mAh (최대 90시간) |
| 핵심 기능 | HITS (햅틱 감응 트리거 시스템) |
| 스위치 | 물리 스위치 없음 (자기 유도 방식) |
| 가격대 | 약 25만 원대 (국내 정발) |
이 마우스의 존재 이유이자 핵심 기능, HITS(햅틱 감응 트리거 시스템). 물리 스위치를 완전히 덜어내고 자기 유도 방식으로 클릭을 감지하는 기술입니다. 국내 정발가는 약 25만 원대. 가격만 보면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이 기술이 가격표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직접 써봐야 알 수 있겠죠.
첫 그립감 & 디자인 인상
▶ 61g의 체감 - Beast X Pro(39g)에서 넘어오니
제 메인 마우스는 Beast X Pro입니다. 마그네슘 하우징에 39g이라는 정신 나간 경량을 자랑하는 녀석이죠. 이걸 매일 쓰다가 61g짜리 마우스를 잡으면 어떤 느낌일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 집어 들었을 때 "어? 무겁다" 하는 체감이 분명 있었습니다. 22g 차이가 숫자로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39g의 공기 같은 가벼움에 뇌가 적응해 버린 상태에서 넘어오면 손끝에서 확실히 무게가 느껴져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5분 정도 마우스를 움직이다 보면 이 무게감이 불쾌함이 아니라 안정감으로 바뀌더라고요. 39g이 "바람에 날아갈 것 같은 가벼움"이라면, 61g은 "내 손 안에 확실히 잡혀있다"는 느낌. 어떤 쪽이 더 좋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성격이 다르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소재 차이도 흥미로웠어요. Beast X Pro의 마그네슘 하우징은 처음 잡으면 서늘한 금속 촉감이 전해지는데, 지슈스는 플라스틱이라 온도감 없이 손에 밀착되는 느낌입니다. 고급감은 마그네슘이 한 수 위지만, 장시간 그립 시 편안함은 플라스틱도 나름의 장점이 있더라고요.

▶ 디자인 - 지슈라2와 뭐가 다른데?
외형만 놓고 보면, 솔직히 지슈라2와 거의 동일합니다. 옆에 나란히 놓으면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예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가 보입니다. 좌우 메인 버튼 부분에 본체와 대비되는 검정 색상 포인트가 들어가 있고, 하우징 측면에 'X2'와 'SUPERSTRIKE' 문구가 새겨져 있어요. 심플하지만 "나 지슈라2 아니거든?"이라는 소소한 정체성 표현이랄까요.
화이트 모델 기준으로 제 화이트톤 데스크 셋업과의 톤 매칭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역시 로지텍 화이트는 실패가 없어요.


스위치가 없다 - HITS 클릭감 첫인상
자, 이 마우스의 정체성이자 오늘 리뷰에서 가장 궁금하실 포인트입니다. 물리 스위치가 없는데 클릭 느낌이 있느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있습니다. 그것도 꽤 확실하게요.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버튼 내부에 있는 코일이 자기장의 변화를 감지해서 클릭 여부를 판단하고, 햅틱 센서가 그 순간 손끝으로 진동 피드백을 전달합니다. 쉽게 말해 "스위치가 클릭을 만드는 게 아니라, 센서가 클릭을 감지하고 햅틱이 느낌을 만들어주는" 방식이에요.
처음 클릭했을 때의 솔직한 반응은 "오? 이게 스위치가 없다고?"였습니다. 일반 마우스의 '딸깍'하는 기계적 타격감과는 분명 다릅니다. 좀 더 부드럽고 묵직한 진동이 손끝에 전해지는 느낌이에요. 기존 마우스가 '딸깍'이라면 이 녀석은 '뚝'에 가까운 촉감이랄까요. 처음엔 살짝 이질감이 있었는데, 며칠 쓰다 보니 이 느낌에 적응되면서 오히려 기계식 스위치의 딸깍거림이 거칠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의 적응력이란 게 참 무섭더라고요.
그리고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가 미쳤습니다. 작동 지점(얼마나 살짝 눌러도 반응하는지) 10단계, 래피드 트리거(버튼을 떼는 순간의 반응 속도) 5단계, 햅틱 진동 세기 5단계까지 전부 G HUB에서 조절할 수 있어요. 자기 취향에 맞는 클릭감을 직접 깎아서 만들 수 있다는 뜻이죠.
Beast X Pro의 OMRON 옵티컬 스위치와 비교하면, 옵티컬은 가볍고 경쾌한 '틱틱' 느낌이고, HITS는 묵직하고 둔탁한 '뚝뚝' 느낌이에요. 어떤 쪽이 더 좋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완전히 다른 장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며칠 써본 첫인상 요약
▶ 좋았던 점
첫째, HITS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 작동 지점, 래피드 트리거, 햅틱 진동까지 세 가지 축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어서 "내 클릭감"을 직접 설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우스 하나로 다양한 클릭 성격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건 기존 마우스에서는 불가능했던 영역이에요.
둘째, G HUB 생태계의 안정감. 로지텍 소프트웨어가 항상 완벽한 건 아니지만, 중소 브랜드 마우스의 소프트웨어와 비교하면 안정성과 직관성에서 확실히 한 수 위입니다. 설정 바꾸다가 앱이 튕기거나 먹통이 되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올라가더라고요.
셋째, 국내 정발의 AS 안심감. 25만 원대 마우스를 직구로 사면 문제 생겼을 때 멘탈이 같이 부서지지만, 국내 정발이면 AS 센터 연락 한 통이면 됩니다. 이 심적 안정감은 생각보다 큰 가치가 있어요.
▶ 아쉬운 점
첫째, Beast X Pro 대비 무게 체감. 적응이 되긴 하지만, 39g의 극한 경량에 길들여진 손에게 61g은 첫 며칠간 분명한 차이로 다가옵니다. 경량 마우스에서 넘어오시는 분들은 적응 기간이 필요할 수 있어요.
둘째, 25만 원대라는 가격. HITS 기술의 신선함은 인정하지만, 일반 유저 입장에서 "스위치 없는 클릭감"에 25만 원을 투자할 만한가? 하는 물음표는 여전히 남습니다.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프리미엄에 대한 거부감이 동시에 작용하는 묘한 가격대예요.
셋째, HITS 클릭감의 호불호. 기존 기계식 스위치의 확실한 '딸깍'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HITS의 햅틱 피드백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클릭했다"는 확신이 손끝에서 명확하게 오느냐는 사람마다 체감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에요.
총평
며칠 써본 첫인상이라 단정 짓기는 이르지만, "스위치 없는 마우스"라는 컨셉이 단순한 마케팅 기믹이 아니라 실제로 체감되는 차이가 있었다는 건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클릭의 개념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물건이에요.
Beast X Pro와의 본격적인 비교는 한 달 뒤 실사용 리뷰에서 제대로 다룰 예정입니다. 39g 마그네슘의 극한 경량 vs 61g 햅틱 트리거의 커스텀 클릭감. 한 달 뒤에 어떤 녀석이 제 메인 마우스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지, 솔직히 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 결과가 궁금하시다면 다음 리뷰도 기대해 주세요.



혹시 G Pro X2 SuperStrike를 이미 써보신 분들 중에, 나만의 HITS 세팅 꿀팁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 부탁드립니다. 작동 지점이나 햅틱 진동 몇 단계가 최적인지 아직 탐색 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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