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직장인 취미 볼링의 현실 유지비 : 마이볼 3볼백 세팅 비용과 락커룸 대참사 썰

Editor 여비 2026. 4. 8. 12:14

볼링장에 갈 때마다 내는 하우스볼과 볼링화 대여료 몇천 원.

처음엔 딱 그 돈이 아까웠습니다. "어차피 계속 칠 거면 그냥 싼 거 하나 사서 뽕을 뽑는 게 이득 아닐까?"라는 아주 합리적이고 순진한 생각이었죠.

 

그렇게 대여료를 아끼겠다며 시작한 마이볼 입문은, 어느샌가 무시무시한 '장비병'으로 진화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집 한구석에는 커다란 3볼백이 자리 잡고 있었고, 제 옆에는 저와 똑같이 풀세트를 장착한 아내(당시 여자친구)가 서 있었습니다.

 

오늘은 볼링이라는 취미가 한 사람의 지갑을 어떻게 털어가는지, 초기 비용부터 유지비, 그리고 락커룸 연장을 깜빡해 공이 통째로 날아간 한 유부남의 눈물겨운 대참사 썰을 끄적여 보겠습니다.

 

1. 하우스볼 대여료 아끼려다 3볼백까지 간 사연 (초기 장비 비용)

현재 저의 볼백 안에 들어있는 볼들입니다. (왼쪽부터 블랙위도우 고스트 펄, 모티브 이보크, 피라미드 패스)

 

처음엔 볼링을 같이 치던 지인분의 소개로, 그분의 친구가 처분하는 중고 볼을 저렴하게 업어오며 하우스볼을 탈출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훅이 먹어 들어가는 마이볼의 짜릿한 손맛을 알아버리니 걷잡을 수 없이 장비 욕심이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 볼링화를 사고, 스페어용 하드볼을 추가하고, 공이 무거워 주렁주렁 들고 다닐 수 없으니 결국 굴리고 다니는 볼링백(캐리어)까지 결제하게 되더군요.

혼자만 장비충이 될 수 없어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에게도 예쁜 마이볼과 아대, 볼링화까지 풀세트로 입문시켜 버렸습니다.

 

▶ 마이볼, 볼링화, 그리고 3볼백의 현실 가격

저 혼자 쓰는 장비만 대략 계산해 봐도 견적이 꽤 살벌합니다.

  • 첫 입문용 중고 볼 : 약 10만 원
  • 스페어용 하드볼(피라미드사 PATH) : 약 10만 원
  • 몇 달 뒤 지른 첫 새 공(모티브사 EVOKE) : 약 25만 원
  • 개인 볼링화 : 저렴한 5만 원대 쓰다가 구멍이 나버려 10만 원 추가 지출...😢
  • 3볼백(가방) : 약 15만 원

제 장비만 합쳐도 벌써 75만 원입니다. 여기에 아내 장비 세트까지 더하면 이미 100만 원은 우습게 넘어갔죠.

대여료 몇천 원 아끼려다 배보다 배꼽이 수십 배는 더 커진 셈입니다.

 

2. 장비가 끝이 아니다? 유지비의 늪

▶ 볼링공보다 무서운 지공비와 소모품

 

초보 시절엔 공만 딱 사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볼링은 공을 사는 것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내 손가락의 굵기와 유연성에 맞춰 공에 구멍을 뚫는 '지공비'가 공마다 따로 들어갑니다.(보통 5~7만 원 선)

 

더 무서운 건 매번 볼링장에 갈 때마다 숨 쉬듯 빠져나가는 소모품 비용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엄지 테이프'와 '인서트 테이프'입니다. 손가락이 헐렁이거나 꽉 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치기 전 항상 붙이는데, 갈 때마다 1~2개씩 소모되니 주기적으로 사다 날라야 합니다. 또한 레인에 발린 기름을 먹은 공을 닦아내기 위한 전용 클리너 티슈나 타월도 매번 사용해야 하죠. 소소해 보이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지갑을 비우는 주범들입니다.

 

3. 락커룸 연장 깜빡하고 마이볼 행방불명된 나라는 유부남..

▶ 월회비의 압박과 락커룸 방치 대참사

이 글을 쓰게 된 핵심 이유이자, 제 볼링 인생 최대의 뼈아픈 흑역사입니다.

 

처음엔 중고 볼과 하드볼 딱 두 개로 겸손하게 쳤습니다. 그러다 볼 욕심이 생겨 중고 볼을 야금야금 더 들이고, 큰맘 먹고 새 볼(이보크)도 샀죠. 심지어 볼링장 캡슐 뽑기 이벤트에 당첨돼서 공(블랙위도우 고스트 펄)을 하나 더 얻기까지 했습니다.

정신 차려보니 제 볼링공만 해도 무려 6개가 되어있더군요.

 

당연히 볼백에 다 안 들어가니 볼링장 락커룸을 월회비를 내고 대여했습니다. 문제는 제가 최근 다른 볼링장으로 원정을 다니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안 가는 볼링장의 락커룸 계약 기간이 끝날 줄도 까맣게 잊고 몇 달을 방치해 버린 겁니다.

 

뒤늦게 아차 싶어 찾아갔지만, 락커 기한 만료로 제 소중한 공들은 이미 규정에 따라 처분되어 행방불명 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건, 평소 3볼백에 넣어 차에 싣고 다니던 메인 공 3개(블랙위도우 고스트 펄, 피라미드 패스 하드볼, 모티브 이보크)는 살아남았다는 겁니다.

 

잃어버린 나의 공들..ㅠㅠ

 

총평 : 볼링 입문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현실 조언

비용도 많이 들고 공도 날려 먹어봤지만, 저는 여전히 직장인 취미로 볼링 입문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볼링인들 사이의 우스갯소리로 "볼링의 진짜 재미는 마이볼이 생기고 나서부터"라는 말이 있는데, 100%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 같은 텅장 사태를 막기 위해 현실적인 팁을 드립니다.

  1. 첫 공은 무조건 중고로 시작하세요.
    남들이 치는 게 멋있어 보여서 무턱대고 비싼 새 볼을 샀다가, 몇 개월 못 버티고 중고 마켓에 반값으로 던지는 분들이 수두룩합니다. 우리는 그 꿀매물을 줍자고요.
  2. 볼링화는 입문용 싼 걸로 사세요.
    처음부터 전문가용 비싼 신발은 필요 없습니다. 단, 하루에 10게임씩 주 3~4회 이상 볼링장에 간다면 너무 저렴한 것 보단 어느 정도 금액대가 있는 중저가 신발을 추천합니다.(제가 저러다가 구멍이 나버려 10만원 추가 지출을 해버렸거든요...🤣)
  3. 소모품은 처음부터 대용량으로 사지 마세요.
    볼링장 프로샵에서 낱개로 조금씩 사서 여러 브랜드를 써보고 내 손에 맞는 걸 찾은 뒤에 인터넷으로 대용량으로 구매하시는 게 이중 지출을 막는 길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지막 조언.

볼링장 락커를 대여하셨다면, 핸드폰 캘린더에 연장 결제일 알람을 제발 꼭, 무조건 맞춰두시기 바랍니다.

저처럼 공 날리고 눈물 흘리지 마시고요!

 

오늘은 마이볼 입문 비용의 팩트와 저의 눈물겨운 락커룸 대참사 썰을 풀어보았습니다. 지금 제 곁에 남은 3개의 공들이 새삼 더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혹시 여러분도 취미 생활에 장비병이 도져서 지갑이 얇아진 경험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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